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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별을 쓰다, 사랑을 지우다, 한 번쯤 돌아보다
이별이 유난히 썼던 두 남자,
그 둘이 추억하는 각자의 사랑 이야기

어느 여름날, 어김없이 술잔을 부딪던 그날의 그 둘이 뜬금없이 각자의 사랑을 써보기로 결심하다. ‘나는’으로 시작해 ‘나도’로 이어가는? 평범한 그들의 별다르게 지질한 추억 이야기.
누군가를 생각하며 썼지만 그 누군가에게만큼은 이 글이 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저자들. 그 누군가가 이 글을 알아봤다면 모른 척 지나가주길. 다만 한 번쯤 돌아봐주길. 글을 쓰고 몇 번은 돌아봤을 그들을 위해.

사랑의 뒤안길, 아직 헤어지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

사랑했다.
과거형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이토록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있을까?

뒷모습을 바라보는 허탈한 한숨이 섞여 느껴지기도 하며, 부자연스레 돌아서는 질끈 감은 눈이 생각나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 비 냄새를 맡기 위해 창을 열고 집 앞 횡단보도를 바라보는 얼굴이 보이기도 한다. 촉촉이 젖은 붉은 플라스틱 테이블 위의 달큼한 소주 향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는 굳지만 여린 결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과거만의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도 하며, ‘이제는 괜찮다’는 말보다 조금 더 솔직한 말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보고 싶다’는 말의 솔직하지 못한 말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얀빛이 비추듯 눈이 부셨던 사랑. 하지만 과거형이 되어버린 사랑의 뒤안길에서는 그 눈부셨던 빛이 서서히 사라지니, 오히려 저마다의 선명한 색과 모습을 보게 되곤 한다. 나의 사랑은 이러했구나, 라고.

때로는 격하게, 때로는 덤덤하게 써 내려간 《지우지 않은 번호와 누르지 못한 마음이》는 사랑의 그림자와 같은 책이다. 작가들은 책에 본인들의 본명도 밝히지 않고, 각 작품마다의 작가도 특정하지 않고, 본문 속에서 본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별의 이야기들을 한다. 휴대폰 속 그녀의 사진을 지웠던 경험, 노래방에서의 그녀를 그리워했던 경험, 서랍 속에서 잊었던 사진을 발견했던 경험 등등. 마치 일기와 같은 이야기들과 섬세한 표현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들의 사랑을, 우리들의 이별을 발견한다. 묘사하고 있는 감정, 짓고 있는 표정, 자세까지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비록 모든 사랑의 색과 모습은 달라도, 사랑이라는 밝은 빛 아래, 그 뒤안길에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은 곳은 없으니까.

지우지 못한 번호와 누르지 않은 마음이,
지혈되지 않은 상처처럼 너와의 기억을 흘려 보내. 고래처럼
취한 밤, 등 뒤로 긴 그림자가 땅을 적시고 있어.
- 본문 〈지우지 못한 번호와 누르지 않은 마음이〉 중에서

만약 너도 그랬다면
우린 아직 헤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미련히도 미루고 미루고 미뤄서
그 언젠가 느끼지도 못할 만큼 작아질 우리의 헤어짐을
우린 아직
하고 있는 모양이다.
- 본문 〈헤어짐에 대한 단상〉 중에서

두 작가가 지인들에게도 책 발매를 알리기 부끄러웠다고 말할 만큼 솔직하고 처절한 감정이 가득한 《지우지 않은 번호와 누르지 못한 마음이》.
사랑했다, 고 중얼거리는 뒤안길을 걷다가 문득 소주 한잔이 간절한 어느 날. 지혈되지 못한 상처를 부여잡고 아직 헤어지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 책에 담겨있는 두 남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당신의 옆을 지켜주는 긴 그림자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소개

광고회사에서 광고기획 하는 찌질이

“전하지 못한 마음들이 답답해 가슴 대신
키보드를 두드렸습니다.
멍 자국 같은 글들이 만든 그림이
나쁘지 않아 슬쩍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저희의 이야기들이 당신이 치열히 사랑하고
아파했던 그 밤과 닮았기를.”

Instagram : 인생은 서른서른해(@thelifeis3030)

목차

프롤로그

1장 이제 널 보는 방법은 잠드는 것뿐인데

진작 내렸어야 할, 마음이었다
비가 오고 그러네
왼쪽이 사라졌다
강릉바다
마주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떠난 건 너였으니
숨바꼭질
미안했다
쉬지 못한 날
불면증
비가
혹시 내가 그리운 날엔
마지막 방학
비 오는 날
지우다
명왕성
눈
지우지 않은 번호와 누르지 못한 마음이

2장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후에
취하면
그날의 나를 만난다면
요란했던 내 사랑은 네 그림자를 향하네
빈칸 2
밤들이 있었습니다
돌아서기 전에
하루쯤은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는 언제 나와 헤어지기로 결심했나요
사랑했던 사람에게
한 번 더, 가을
계속. 그대를. 혼자.

3장 앞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헤어짐에 대한 단상
사진을 지우자
지난 사랑이 수수께끼처럼
꿈을 꿨다 4
그 마음, 사랑이기에
꿈을 꿨다 3
다만 언젠가
마음을 닫다
난 괜찮습니다
시절이 가는지 모르던 시절
갈게
늦은 밤입니다
날 떠올리는 날이 있다면
사랑했던 사람에게 2
휴일
혼자 밥을 먹다가
안녕. 사랑했던 사람아.
추억으로

4장 살아지는 마법

물
시작
비 오던 밤
내 마음은 아직 봄이 아닌데
유통기한이 지난 케첩처럼
꿈을 꿨다 2
오래된 친구
떠오르기만
살아지는 마법
고속버스
잃음을 잊음으로
그 밤과 닮았네요
손톱을 깎다가
열대야
한잔했어요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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