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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가인아(可人兒)

가인아(可人兒)
  • 저자배정숙(지사미타) 지음
  • 출판사우신출판문화
  • 출판년2016-11-16
  • 공급사알라딘 전자책 (2017-02-22)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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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가인.”

    가인은 울 것 같은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혹시 나 만나러 왔어?”

    나는 이 사람이 보고 싶었구나. 그의 눈에 자신이 얼마나 멍청해 보일지 생각도 못하고 가인은 기계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기다렸어.”

    “…….”

    “오늘은 네가 올까, 오늘도 못 오면 내일은 와줄까.”

    “…….”

    “매일매일 그렇게 기다렸어.”

    “…….”

    “보고 싶었다.”

    “…….”

    “많이.”

    가인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소리 없이 그녀의 목덜미가 오르내리자 따스하던 그의 눈빛이 조금 더 깊어졌다.

    “시험은 잘 봤어?”

    가인의 눈이 다시 그를 찾았다. 그가 웃고 있었다. 저 미소에 취하면 깨어나지 못할까 봐 두렵다. 모르겠다. 이젠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 취해서 깨어나지 못하면 좀 어때. 그냥 취한 채로 이 남자 옆에서 살면 되지.

    그의 입술이 느릿하게 움직였다.

    “꿈인 것 같아?”

    “…….”

    “꿈 아닌데.”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결에 흐트러지는 그녀의 머리칼을 그가 조심스럽게 귓바퀴로 넘겨 주었다. 그의 손끝이 귓불에 스치듯 닿았다.

    “생각을 했는데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

    말끝을 흐리자 계속 말하라는 듯 그가 진중한 눈으로 바라봐 주었다. 찰나의 망설임으로 입술을 한 번 달싹였던 가인은 재빨리 말해 버렸다.

    “괜히 한 것 같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하지 말걸. 괜히 머릿속만 복잡해지고.”

    저 하늘의 햇살처럼 눈부시던 그의 얼굴에 일순간 그늘이 내려앉았다. 잠깐이었지만, 그녀의 망설임을 다른 뜻으로 오해한 건지 그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어. 힘들게 돌려 말하지 않아도 알아들었어. 사람의 마음은 강요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의 목소리가 잔잔한 호수처럼 가슴으로 스며들어 왔다. 그 호수에 돌을 한번 던져 보고 싶었다. 돌이 일으킨 파문에 흔들리는 건 그일까, 아니면 자신일까. 가인은 말없이 그를 쳐다보았다.

    “부담 갖지 마. 미안해하지도 말고. 넌 그냥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정직하게 말한 것뿐이잖아. 네 마음이 중요한 거지, 나를 고려할 필요는 없어.”

    눈동자가 분명히 동요하는데도 이 남자, 애써 미소 짓는다. 그런데 가인은 그를 따라 미소를 지을 수가 없었다.

    “나 정말 괜찮아. 그런 얼굴로 보지 마라. 어차피 처음부터 나 혼자 좋아한 거잖아. 너한테 마음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 그러니까 너도…….”

    “거짓말.”

    “…….”

    “거짓말이잖아요. 내 말 하나도 못 알아들어 놓고 다 알아들었대.”

    “…….”

    “알아듣지도 못하고서 알아들었다고 허세 부리면 되게 멋있는 줄 아나 봐.”

    “…….”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 바보같이.”

    그의 얼굴에서 억지로 짓고 있던 미소가 사라졌다.

    “생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려고요. 막지 않을 거예요. 선배님에게로 흘러가는 내 마음을.”

    “…….”

    벅찬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한동안 말없이 가인을 보고만 있던 그가 이윽고 속삭이다시피 말했다.

    “지금, 안아 봐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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