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논어를 처음 대하는 초학자나 일반인들을 위해 논어 본의의 해석에 치중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논어』라는 고전은 그렇게 쉽게 완성된 서적이 아니었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으로 이루어진 논어는 본래 띄어쓰기나 문장부호 없이 만들어졌으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지역과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방언도 속출되며 전수되었습니다. 또한 필사에 따라 판본이 달라지기도 했고, 활자도 다양한 변화를 거쳤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진시황의 갱유분서와 초패왕 항우의 화재 사건으로 인하여 많은 儒家 서적들이 소실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漢나라 이래로 수많은 주석서들이 등장하였고, 마침내 남송의 朱子가 모든 주석을 총망라하여 그의 역작 『集註』를 편찬하였습니다. 논어에는 A로부터 Z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석서가 양산된 바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다양한 주석 가운데 해석상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몇몇 개의 주석을 서술하여, 논어 경문에 대한 최종 판단과 해석을 독자들에게 맡기고자 하였습니다. 즉 해석에 관한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맞게, 또는 현실의 나와 우리 사회에 부합하는 해석이야말로 곧 정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원전 2500여 년 전 공자의 言表가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유효기간이 살아있다는 것은 논어 해석에 있어서 바로 이러한 길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譯解를 서술한 필자는 아직 배움이 미천하고 도량이 깊지 못하여, 여러 선생님들의 서적을 읽고 공부하는 과정 중, 정리하는 수준으로 본서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방대한 분량의 논어를 처음 대하는 초학자나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해석하고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 학설들의 중요한 부분만을 엮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판본에 따른 글자의 차이, 한자의 다의적 풀이에 따른 훈고훈석의 비교, 띄어읽기에 따른 해석의 동이와 철학적 관점 등을 독자들이 직접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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