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연구소가 선정한 세계문학 100대 작품,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소설로 꼽히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프랑스 만화 작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켰다. 방대한 분량의 원작소설을 250여 쪽의 그래픽노블로 각색하면서, 샤부테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 거기서 비롯되는 극적 긴장감을 더욱 부각했다. 각 장章의 시작에는 멜빌의 주요 문장을 배치하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나갔고, 인물의 눈빛과,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적막한 화면을 통해 인간의 공포와 분노, 집착과 광기 등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난파한 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원 이슈미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원작과 달리, 항해를 꿈꾸며 드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바다로 향하는 이슈미얼의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도록 각색한 점 역시 눈에 띄는 그래픽노블만의 특색이다.